폐업사업자 첫 100만 돌파 … 자영업 대출 연체율 12년 만 최고 수준최저임금 10년 평균 6.1%↑ … "최저임금 오르면 고용감소 부작용"3일 제9차 전원회의 개최 … 공익위원 '심의 촉진 구간' 제시 가능성
-
- ▲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8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사용자 위원과 류기섭 근로자 위원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뉴시스
노동계와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줄다리기에 나선 가운데 노동계가 4차 수정안에서도 두자릿수 인상을 요구하며 최저임금 부담이 소상공인에게 번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전날 오후 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노·사의 제3, 4차 수정안을 받았다.노동계는 당초 시급 1만1500원을, 경영계는 동결(1만30원)을 최초 제시안으로 냈었지만 이후 네 차례에 걸친 수정안을 통해 격차를 조금씩 좁혔다.그러나 4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작년보다 12.3% 오른 1만1260원, 경영계는 전년보다 0.8% 인상된 1만110원을 요구하며 격차는 1150원으로 여전히 커서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제9차 전원회의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더 이상 격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표결로 결판날 수 있다.이 가운데 노동계가 법정 심의기한(지난달 29일)을 넘긴 상태에서도 두자릿수 인상을 요구하면서 대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들이 높은 최저임금이란 부담을 질 우려가 커졌다는 게 경영계의 시각이다.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전날 최임위에서 "최저임금이 우리 노동시장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강행규정인 만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결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현재 우리 최저임금은 법에 예시된 네 가지 결정기준에 따라 보더라도 이미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해있으므로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기준으로 결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2.24%로 2013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아울러 작년 사업자 폐업률도 9%에 달하며 2년 연속 올랐고, 폐업한 사업자 수는 통계가 나온 2006년 이후 최초로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세 소상공인이 다수인 소매업 폐업률은 16.7%, 음식점 폐업률은 15.8%로 집계됐다.이런 흐름에서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은 고용 축소로 이어져 일반 국민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경영계의 입장이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오른다면 취약 사업주는 먼저 근로시간을 줄일 것"이라며 "그래도 어려우면 근로자를 모두 내보내고 1인 자영업자가 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다만 다음년도 최저임금 결정고시일이 내달 5일인 만큼 이의제기 과정을 고려하면 이달 중순까진 결과를 도출해야 해서 공익위원들이 노사에 제시하는 최저임금 적정 범위인 '심의 촉진 구간'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친노동 성향을 지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 측을 대변하는 공익위원들이 노동계 편에 설 가능성이 있단 전망이 나오지만, 대내외 리스크에 따른 현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과도한 최저임금 상승은 정부로서도 리스크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은 국민경제와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효과가 매우 크며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결정"이라며 "노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수준이 무엇인지, 국민경제 차원에서 최적의 수준이 무엇인지 고려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지난해 최저임금은 170원 오르며 1.7%의 인상률을 기록했고, 최근 10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6.13%(445원)로 나타났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 간 공방이 언제까지 진행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더이상의 소모적 논쟁을 접고 3일 최종 결론을 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