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B전북은행 본점 전경. 전북은행 제공
이재명 정부가 ‘상생금융’을 국정 기조로 내세우면서, 은행권의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둘러싼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전북은행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를 기록하면서 지역 금융기관의 고금리 수익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4일 열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이용해 과도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법정 출연금 등을 가산금리 산정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제도 개선에 나선 상태다.
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4월 전북은행의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7.29%포인트로, 국내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월(7.17%포인트)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6대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모두 1%대에 머물렀다. 신한은행이 1.51%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국민(1.42%), 기업(1.40%), 농협(1.38%), 하나(1.37%), 우리(1.35%)은행 순이었다. 지방은행 중에선 제주은행이 2.76%포인트, 광주(2.29%), 경남(1.84%), 부산(1.74%)은행 등이 뒤를 이었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전북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을 들어 “금리 차가 클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전북은행은 2024년 정책서민금융 취급 실적 7524억원으로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점수 하위 50% 이하 차주 비율은 67.5%에 달했다. 최저 신용자 대상 특례보증 대출 점유율은 40%, 다중채무자 이용 비율은 전체 은행 중 14%로 집계됐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가장 높은 63.2%였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에도 실제 금융 현장에서는 고금리 구조가 서민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상생금융’을 내세운 정부 기조와 달리, 전북은행이 ‘포용금융’ 명분 아래 고금리 수익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전권희 진보당 전북도당 위원장은 “지방은행의 고금리 장사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며 “지방정부 차원에서 금리 인하 유도 정책을 펴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공공은행 설립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수 전북도의원도 지난해 “JB금융지주가 전북은행을 통해 도민을 상대로 고금리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